인류는 어떻게 멸망하는가?

[에이리언: 커버넌트]는 리들리 스콧이 창조한 [에이리언] 시리즈의 새로운 계승과 인류의 기원을 찾아 나선 [프로메테우스]의 속편이란 점에서 [에이리언] 시리즈가 지닌 전통성과 [프로메테우스] 특유의 진중하고 깊이 있는 메시지와 해석을 기대하게 한다. 결론적으로 영화는 완성도 면에서 불완전한 모습과 여전한 궁금증을 불러오게 하지만, 두 가지 기대심리를 충분하게 충족시켜 주며 리들리 스콧의 ‘장인정신’의 건재함을 확인시켜주었다.

 

매작품마다 창조자와 피조물의 관계를 뒤집는 도발적인 주제를 언급했던 그의 작품 세계관을 고려해 본다면, [에이리언: 커버넌트]는 그러한 그의 도발적 세계관의 집대성이 담겨있는 작품이다.

 

자신을 창조한 과학자에 아버지라 울부짖으며 살해하는 리플리컨트 ([블레이드 러너]), 공화정을 불러오려는 아버지를 살해한 황태자 ([글레디에이터]), 자신이 믿는 신을 위해 싸우며 끊임없이 종교적 정체성을 찾는 신자들 ([킹덤 오브 헤븐]), 인류를 창조한 엔지니어들과 접촉한 인류 ([프로메테우스])는 그의 초기작인 [에이리언]속 세계관과 결합한 [에이리언: 커버넌트]에서 더욱 분명하게 정의된다.

 

인류의 본질적인 원점을 찾기위해 먼 여정을 나선 엘리자베스 쇼(누미 라파스)와 데이빗(마이클 패스벤더)의 존재가 언급되는 가운데, 인간의 육체를 ‘모체’ 삼아 성장하는 생명체 에이리언의 탄생을 구체적으로 그려내 모든 것의 탄생과 종말이라는 묵직한 메시지를 담으려 한다.

이 중심에는 전작의 데이빗과 이번 시리즈의 월터로 대변되는 인간이 창조한 A.I 사이보그가 있다. 오프닝에서 자신의 창조자를 아버지라 부르며, 그의 기원에 끊임없이 질문하며 인간의 오류를 지적하는 모습에서는 창조자의 권위에 도전하려는 피조물의 ‘도발’을 일반적인 현상으로 그리려 한다.

 

데이빗과 월터의 존재는 [프로메테우스]와 [에이리언: 커버넌트]를 연결해 주는 메시지적 가교인 동시에 전개상 흐름의 긴장감을 높여주는 주요 요소다. 데이빗의 도발과 인간을 보호하려는 월터의 의무가 충돌하는 과정은 창조자의 반열에 오르려 한 인간 혹은 모든 생명체의 본질을 적나라한 욕망으로 정의한 의미심장한 대목이다.

 

그러한 모습은 거리낌 없이 인간을 모체화 하려는 에이리언의 본성과 연결돼, 그 생명체의 탄생과 기원을 이해하는 요소가 된다. 결국, 피조물이 상위에 위치하기 위해 창조물에 도전하려 한 것은 에이리언이 지니고 있는 약육강식의 본성과 같은 것이며, 에이리언은 그 욕망이 탄생시킨 재난의 산물인 것이다. 이는 곧 신이 되고 싶어 사이보그를 창조한 인간의 인과응보(因果應報])인 셈이다.

 

어쩌면 그것은 [프로메테우스]의 엔지니어들이 인류를 멸망시키려 한 이유이자 [에이리언: 커버넌트]에서 그려진 그들의 운명에 대한 이야기인 셈이다. 창조자가 된 순간은 피조물에 의해 점령당할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 그것이 바로 이며, 자연의 순리라는 것임을 정의해 생명의 욕망에 대해 더욱 깊이 있게 이야기하려 한다.

그것은 곧 또 다른 중심축인 인간에 대한 이야기로 연결된다. 영화 초반 발생한 위기와 ‘짝’으로 대변된 배우자의 부재라는 근본적인 상처로 이기심과 이타심이라는 다양한 본성을 꺼내 들게 되는 ‘커버넌트 호’ 구성원들의 모습을 통해 집단으로 대변된 인류가 어떻게 멸망하고, 어떻게 위기를 극복하는지를 의미심장하게 다루고 있다.

 

진지한 철학과 본성에 대한 어두운 주제관을 지닌 탓에 전체적으로 무거운 느낌이 강하지만, [에이리언: 커버넌트]는 [에이리언] 시리즈가 지니고 있었던 호러영화의 장르적 공식을 철저히 지켜내며 마지막까지 섬뜩한 여운을 유지한다. [프로메테우스]에서 보여준 신세계에 대한 두려움과 신비감을 지닌 분위기를 유지하며, 미지의 세계와 밀폐된 공간에서 펼쳐지는 공포를 극대화 시키려 한다.

 

그러한 시각적인 공포 묘사에 있어 [에이리언: 커버넌트]는 [에이리언 1] [에이리언 2] [에이리언 3]의 분위기와 묘사를 계승했다. 故 존 허트의 충격적인 사망신으로 대변된 에이리언이 배를 뚫고 탄생한 장면은 더욱 노골적이고 잔인하게 그려져 시각적인 충격을 주기에 충분했다. 분대 형식의 인간을 쉽게 사냥하며 지독한 생존력을 보이는 에이리언의 모습과 에이리언의 시선에서 우주선의 공간을 담아내는 화면은 긴박감을 더해준다.

 

무엇보다 ‘리플리’ 시고니 위버의 모습을 연상시키는 용감한 여전사 대니엘스를 연기한 캐스린 워터스턴과 사이보그의 다양한 감성을 오가며 영화의 메시지와 긴장감을 유지하는 마이클 패스벤더의 열연이 단연 압권이다. 특히 자신의 창조자적 욕구를 드러내며 바이런의 시를 읊는 모습은 우월한 유전자를 주장하며 인간의 파멸을 외친 [엑스맨]의 매그니토 캐릭터를 연상시켜 마이클 패스벤더가 매 작품에서 보여준 캐릭터의 특징과 개성을 구체화 시켜준다.

 

이처럼 [에어리언: 커버넌트]는 주제관 강조와 오락적 영화의 특징에서 완벽한 목적을 달성했으나, 에피소드 구성과 전체적 이야기 흐름에 있어서는 아쉬움을 가져다준다. 영화가 지닌 공포적 분위기를 강조하기 위해 ‘커버넌트 호’ 구성원의 인간적인 모습을 볼 수 있는 부분이 제외된 점 (이 부분은 [에일리언: 커버넌트]의 프롤로그 라는 제목으로 온라인을 통해 공개되었다.), [프로메테우스] 때 부터 제기된 엔지니어와 인간에 대한 관계가 여전히 불확실하게 그려진 점은 다소 아쉽게 느껴진다. 아마도 그 부분은 리들리 스콧이 기획 중인 후속에 의해 담겨지게 될까?

19.5.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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